가을은 보름달을 닮았다
菊亭 최옥순
중천에 떠 있는 달 엄마 젖가슴처럼 둥글고 누렇게 익은 호박 지붕위에 박 들판에 오곡 도리어 보름달이 나를 닮아다고 하네
알 수 없는 긴 여정 사람의 모습은 무슨 모습을 닮았을까 ? 추악과 우아란 단어 이리저리 숨바꼭질하고 귀뚜라미 울어주는 밤
허허허 웃는 가을 바람은 보름달이라하고 들녘에 핀 쑥부쟁이 향기는 당신이 준 가을 바람이라하네
무엇을 배우고 무엇을 잃고 있는가? 가을 밤이 깊어 가듯이 내 마음도 깊어만 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