송홧가루
국정최옥순
노란 송홧가루 날리는 날에
하얀 블라우스 옷에 송홧가루로 그림을 그려 넣고
깔깔거리며 산 계곡을 흔들어 놓았던 그때
산골 소녀 올챙이 달팽이 친구 삼아 뛰어다니며
이산 저산 진달래 꺾어 입에 물고
머리에 아카시아 꽃 왕관을 만들어 쓰던 옛 추억에
가슴 시리도록 행복을 노래하던 아름다운 소녀는
할미꽃 엮어 꽃 바구니 만들어 팔에 끼고
꽃, 동산에서 춤추며 공주가 되었다네
아름다운 추억을 먹고 사는 소녀는 아직도
꿈속에 헤매고 있어
송홧가루 묻혀 꿈에서 잠자는 소녀를 꺠우려 가야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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