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사색
국정최옥순
산 기슭을 따라 오르다
내려다 본 구이 저수지
길섶에 숨어 우는 풀벌레 소리에
걸음을 멈추고
풀잎을 바라보는 시선이 내가 되어
푸른 연둣빛 그리움에 전하는 말이 있다
측은지심이란 단어가 나를 때리고 있다
아 다시 바보가 바라보는 세상으로
산기슭을 오르며 평안을 얻는다
누가 이렇게 마음이 아픈가
하나 둘 떨어지는 낙엽을 밟으며
가을 사색의 답에
작은 풀잎과 꽃잎에
또 다른 사랑을
돌아오는 길목에
가을은 나를 일으켜 세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