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그대에게/최옥순
그대 ,가을
나는 들국화이고 싶다
불려보면 꽃이고 낙엽이 되는 그대
수많은 행성 재운뒤
담장아래 꺼낸 풀벌레소리
끓어 오른 커피향에 젓은
그리움 깊어만 가고
애탄 은행잎 바람되어
가만히 불려 낸 당신은
가을의 언어를 주섬 주섬 담아
내 앞에 서 있다
공허한 어느날 난 당신을 연거푸 마셨다
감격처럼 반가운 파란 하늘 가득 채우며
붉은 바람 온통 산을 치장했다
더욱 붉기에, 아름다운 여인 부서져 내린 꽃 향
그대 곁에 내려 놓으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