菊亭 최옥순 2010. 7. 31. 14:33

 

 

포도/김인태

 

칠월 장마 꾸어서도 한다더니

넝쿨 따라 장맛비 흠뻑 내리던 날

가슴 헤친 바람 송알송알 부딪칠 때

바랜 결 따라 내민 얼굴

네 입술, 지그시 속내 그려 낸 그리움이다

 

통통 불어터진 간댕이

소름 돋는 마약처럼

세상을 살피는 코티 분 혼란

오늘 하루만이라도 꼭 부둥켜안고

깊숙이 묻어 두렸던 속내 드러내어

큰 죄를 지어 봐야겠다, 너에게

 

미어진 가슴 갈라져 내릴

파랗게 치를 생동 넘치는 향연

작열한 태양보다 더 감당키 어려운

열병 한 번 앓아봐야겠다, 나는

삼베적삼 겨드랑 사이로 삐쭉 내민 탱탱한 유채색

입술, 눈이 멀도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