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넓고 넓은 호남 평야를 달려 본다

菊亭 최옥순 2010. 9. 12. 23:26

 

 

넓고 넓은 호남평야를 달려 본다

 

菊亭/최옥순

 

 

앞에도 산이요 뒷에도 산을 보며

어릴적 자란 내 고향하고는 전혀 다른 모습인

 평야를 달리고 달려 본다

 

가도 가도 산이 보이지 않고

 지평선만 보이는 곳 처음 이곳을 방문했을때

왜 산이 없느냐고 여쭤어 보았다

 

넓는 평야 누렇게 익어 갈려고

고개 숙인 벼 이삭들을 바라보면서

아 ! 가을이여!

 가을 바람 시원하구나 ! 큰소리로 외치며

창밖을 내다본다

 

얼마나 달렸을까!

도착지점에서야

이곳이 어디인지를 알 수가 있었다

 

전혀 다른 지역이라

몇번 와도 지리적인 감각이 없어

 나 혼자 찾아가라하면 아직도 찾아 갈 수가 없다

 

 넓고 넓은 곳에서

산은 어디로 숨어 버렸는지 알 수가 없고 

 들판에 참새떼만 지져귀며 노래한다

 

길 옆 잡초의 향기 진하게 풍겨 나와 반겹게 인사하고

 벼는 햇살 아래 반짝 반짝 빛이 나기 시작한다

 

 서로 수근거리며 익어가는 들녘

부끄러워 불그스레한 볼을 본다 

 

가을 친구되어  마시며 푹 빠져 본 시간 

 뭉게 구름 사이로

 

푸른 하늘까지 사진을 찍고

콩잎 아래 살펴보니 작은 열매 메달려 있다

 

그 토록 강한 바람에도 불구하고

 떨어지지 않고 메달려 있는 알곡들을 바라보며 감탄을 한다  

 

영글어가는 계절!

 바로 가을이라는 이름 아래

  그윽한 향기에 하얀 미소를 남겨 놓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