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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디가시나! 라고 부른다

菊亭 최옥순 2010. 12. 2. 08:32

 

 

 

문디가시나! 라고 부른다

 

 

 

菊亭/최옥순

 

 

동녘에서 솟아 오른 무지개 빛

고운 꿈 어느덧 세월따라 

산마루를 넘고 또 넘어 갈려고 한다

음악소리와 함께 전화 별이 울려 받아보면 

문디가시나 ! 오늘 갈치와 멸치 택배로 보내니 

받아라는 언니의 전화다 

 

 유일하게 "문디가시나"라고 부른 사람은 언니뿐이다 

말 한마디 속에 다 함축되어있으니 정겹게 들린다

 헤헤헤 언니 고마워 ! 잘 먹을께! 한다

천사 같은 마음을 가진 언니다

 

어릴때 나는 유별나게 꼭 언니를 이길려고 했다 

그래서 별명도 붙혀졌다  

지금 생각해 보면 알 수가 없다

 

지금도 언니는 말한다

저 "문디가시네"는 나를 이길려고 했다고

말을 할때마다 조금은 미안한 생각이드나

나도 모르게 꼭 이기고 싶은 마음이었다

 

세월이 흘려 머리에는 파 뿌리가    

하나 둘 생기고 가파른 인생길을 넘어오면서

예기치 못한 장애물도 있고 산 언덕을 오르는 삶을 살때도 있고

울퉁 불퉁한 길을 걸어 온 삶이 바로 우리의 살아가는 모습이다

 

그럴때마다 슬기롭게 헤치며 가파른 삶의 길을 한해 한해 지나고 보니

어느새 언니도 나도 중년의 삶을 살고 있다

 

그래도 언제나 챙기는 언니의 마음 !

은빛나는 싱싱한 은갈치 "남해 미조 앞 바다에서 나온 것이다"라고 말을 더 붙힌다

신선한 은갈치! 눈이 부신다 은빛으로 와 ! 감탄이 절로 나온다

 

청정해역에서 잡은 멸치 역시 깨끗하고 신선함에 또 한번 놀란다

이렇게 관심과 사랑으로 보내주는 혈육의 정

그것이 무엇인지 챙기고 또 챙기는 언니의 마음

어찌 다 말 할 수 있으리오

 

고마움을  전하지 못하고 오늘은 전화라도 해야겠다

언니는 오늘도 멀리 있는 "문디가시나"를 생각하고 있을 것 같아

  나의 마음을 전하고 싶어 이곳에 살며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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