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 한마음학술제 ! 견훤산성의 슬픈전설 5
화북면 사무소를 통과해서 문장대로 오르는 길에 견훤산성이 있다
견훤산성을 올라가는 산기슭에는 밤나무 열매가 열려있다
견훤산성에 올라서서 앞에 보이는 문장대 모습을 담아 본다
높고 푸른 산 내 앞에 우뚝 솟아 있다
우리나라는 어디로 가나 금수강산이다
산 숲으로 둘러싸인 아담한 동네 평화스럽게 보인다
견훤산성은 후백제의 견훤의 명에 의해 축성하였다고 전하는데
오늘날까지도 허물어진 성벽이 별로 없이 그 당시의 뛰어난 축조술을 말없이 대변하고 있어
옛 조상의 슬기에 가슴이 뿌듯한 긍지를 느낄 수 있다
이름난 고적지가 거의 그러하듯이
이 견훤산성에도 듣는 이로 하여금
애틋한 마음을 불러일으키는 슬픈 전설이 서려있다
견훤이 산성을 축조할 때 아들과 딸이 각각 한명씩 있었다
견훤은 딸을 지극히 사랑하였으며 어머니는 아들에게 더 깊은 정을 주었다
산성축조의 총 책임을 딸에게 맡기게 된 것이다
그리고 아들에게 송아지를 몰고 나막신을 신고 서울 다녀오되
성이 완성되기 전에 돌아와야 한다는 어처구니 없는 지시를 하였다
아버지는 아들이 성이 완성되기 전에
아들이 돌아오기 어렵다는 것을 이미 계산하고 있었다
시합에 진 사람은 목을 내놓아야한다는 전제조건을 내걸었다
아들과 딸은 각기 맡은 일을 시작하였다
그럭저럭 축조는 거의 완성 단계에 이르러 이제 남문만 달면 일이 끝나게 되었다
아들한테는 아무런 기대도 할 수가 없게 된 상태에 어머니는 초조해진다
오늘은 내가 음식과 술을 장만하여 줄터이니
"일꾼들과 더불어 먹으면서 하루쯤 쉬려무나 "
어머니는 잔치기분에 빠지게 한다
진탕 먹고 마신 일꾼들이 그날 해질 무렵 기운을 돋구어 남문을 달려고 할 때
지치고 지친 초란 한 모습의 아들이 송아지를 몰고 미완성 성문을 들어섰다
어머니의 사랑과 지혜로 아들은 살게 되었으나 딸은 애초의 약속을 지켜 자결을 하고 말았다
그런데 딸이 죽은 후 그 원귀가 저승으로 가지 못하고
이승에서 떠돌며 수시로 풍악을 울리며 동네에 나타났다고 하는데
그런 풍악 소리가 있고 나면 국가나 지역사회에 좋지 못한 변고가 생기기도 하였다고 전하니
한 아비의 그릇된 편애에서 생긴 일 치고는 너무 불행하고 슬픈 일이 아닐 수 없다
산이 좋아 등산을 많이 다녔다
긴 시간이 지나서 산을 찾으면
또 다른 모습으로 내게 다가 온다
시간이 지날수록 잊어 버리기도 하고
몇 몇 산 외에는 등산을 했는지 생각조차 나지 않을 때가 있다
그래서 나의 발가락 흔적을 잊어 버리지 않기 위해 이곳에 기록을 해 본다
* 속리산을 다녀 오다 *
어디로가나 푸른 숲과 역사의 흔적이 있는 곳
조상의 흔적을 밟고 그 위에 새로운 미래를 꿈꾸며 사는 우리의 모습인가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