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지글
친구야 ! 올해는 나이가 들어가는 탓일까 왠지 !
菊亭 최옥순
2012. 11. 14. 07:29
친구야 ! 올해는 나이가 들어가는 탓일까 왠지 !
菊亭 최옥순
이른 봄부터 무더운 여름을 지나고
나뭇잎이 우수수 떨어지는 가을을 맞이하는 순간 한해를 돌아보며
네가 보낸 탐스럽게 익은 감 상자를 보면서 순간 고향 생각에 눈물이 핑도는구나 !
캄캄한 밤에도 무더운 여름에도
이겨낸 과일에서 사람의 일생을 보는 듯 사색에 잠기게 하는구나 !
인제야 낙엽 위에 고마움을 전할까 한다
억새가 자란 그 모습은 그대로 있겠지
대나무와 밤나무가 무성한 고향 지금은 어떻게 변했을까
이번해는 고향을 찾아보지도 못했지 친구야!
내 고향 산에서 자란 과일을 먹을 때마다 너 얼굴이 떠오른다
잠시 책상 앞에 엎드려 친구 얼굴을 떠올려 보면서
혼자 피식 웃으며 지난날 생각에 행복한 마음을 가져본다
가을 낙엽에서 고향 냄새가 나는구나
아름다운 낙엽에 내 마음 담아 편지를 쓴다
가을은 그리움을 주는 계절인가보다 죽을 만큼 사랑하는 사람도 없는데
괜히 고독해지고 싶은 마음이 스쳐 지나가지만 금세 아가페 사랑을 꿈꾸며
많은 인연속에 살아가는 삶에서 고향 향기를 머금고 자란 과일에 눈물이 핑 돈다
아직도 여린 마음이라서 혼자 전등불 아래 공책 위에 몇 자 낙서를 하면서
오늘 저녁은 왠지 고향 생각이 나 늦었지만 이렇게 고맙다는 말과 보고 싶다는 말을 남겨 본다
아름다운 마음에 선물을 준비하여 오늘은 택배로 보낼까 한다
친구야 오가는 정 아름다운 사랑이 듬뿍 묻어나는 우리의 삶
향기로운 삶이라고 말하고 싶은가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