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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바닥이 보이게 걷는 모습을 보고...

菊亭 최옥순 2013. 1. 31. 17:50

 

 

 

 

 

 발바닥이 보이게 걷는 모습을 보고 ...

 

菊亭  최옥순

 

이른 아침 시간에 쫓겨 걸어가고 있는데... 앞에 걸어가는 남학생 발바닥이 눈에 들어온다

어! 이상하다 걸음을 걷는데 어찌 신발 바닥이 보이지 생각하다 바쁜 와중에 자세히 본다

 

혹시 다리가  아니면 장애가 있는지 무심코 자세히 보니 다리가 아픈 것도 아니었다

발을 뒤로 휙 돌려서 발바닥이 보이게끔 이상하게 걷는 모습이었다

 

그런 모습을 난 처음 봤기 때문에 조용히 뒤에서 지켜보면서

옆으로 다가서 얘기야!  하고 부르니 옆눈으로 힐끔 쳐다본다

 

더 가까이 가서 부드러운 말투로 속삭이듯이 

 "걸음을 예쁘게 걸어보렴." 하자 "예"하고 바로 걸음을 걷는 것이 아닌가

 

이렇게 바로 걸으니 "참 예쁘다"그래 바로 걸어야지 그렇지 "라고 하자 "예"라고 대답을 한다  

남학생은 중학생이라고 한다 "그래 잘 가" 라고 말을 남기고 발길을 빠르게 옮긴다 

 

일찍 나왔지만 학생과 잠시 대화를 나눈 사이 조금 시간이 늦었다

그렇지만 남학생  발바닥 신발이 머리에서  스쳐 지나가 잊히지 않아 이곳에 올려본다 

 

많고 많은 사람 중에 특별히 눈에 들어오는 남학생 발바닥 생각하니 웃음이 난다

나쁜 습관이 굳어버리면 고치기가 어렵다는 사실을 알기 떄문이다 

 그냥 지나쳐 갈 수도 있었지만 가방을 메고 등교하는 모습이 나의 자녀처럼 느껴졌을까 ?

 

학교를 향해 바르게 걷는 모습을 뒤에서 보니 참 예쁘다 아마도 내가 엄마 자리에 서 있기 때문인가 보다

작은 관심에   남학생도 그 마음을 아는 것 같았다  나중에 성장하여  이야기 할 수 있을지 알 수는 없지만

오랫동안 내 기억속에 남을 것 같은 날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