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시
봄처녀
菊亭 최옥순
2013. 2. 3. 08:31
봄 처녀
菊亭 최옥순
겨울비에 묻어 있는 봄
솔가지 끝에 매달려
슬픔은 눈물로 산 들녘에 흐르고
풀 한 포기 자리지 못한 곳에
사랑비로 녹인 그 자리엔
냉이 쑥 파랗게 솟아오른 잎
봄기운 내 가슴에 채워져
덩달아 파랗게 변해 버렸네
문득
연잎 꽃봉오리 그리다
당신 곁으로 날아가지만
산등성에 걸려
붓으로 그린 연잎은
하얗게 변하여
푸른 솔바람에 섞여
어디론가 봄눈은 사라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