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시
풀빛을 품다
菊亭 최옥순
2013. 6. 12. 07:52
풀빛을 품다
菊亭 최옥순
산에는 밤꽃 향기를 품고
물보라 일렁거리며
다가오는 저주지 앞에서...
태양을 삼켜 버린 먹구름은
빗방울 하나 둘 떨어뜨린다
신록에 물들어 둘레길을 걸으며
알 수 없는 잡초 사이에
작은 개미 떼지어 길섶으로
앞만 보고 졸졸 따라간다
커다란 발
깨알 같은 개미 밟지 않으려고
신발 뒷굽을 들고 따라나선다
넘어뜨리고 먼저 가겠다는 모습 보이지 않고
다투거나 곁눈질하는 모습도 없는
긴 두 줄은 50미터 거리였다
작은 미생물에서
아름다운 사랑을 엿보며
풀빛 愛歌를
부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