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 시끄러울수록 난 조용히 눈을 감는다
세상이 시끄러울수록 난 조용히 두 눈을 감는다
菊亭 최옥순
풀벌레 소리에 가을은 성큼 내 곁으로 달려와 속삭이고 있다
아침 공기가 좋아 이른 새벽에 살며시 거실로 나와 창밖을 바라보면서 명상에 잠겨본다
먹구름이 살짝 낀 새벽 공기는 차갑고
잔잔한 파동에 떠 밀려온 은은한 향기에 두 눈을 감고 사색에 잠긴다
세상이 시끄러울수록 난 신앙인의 모습으로 돌아와 조용히
두 눈을 감고 있으니 오늘따라 어머니의 모습이 떠 오른다
마당 한가운데 키를 들고 곡식을 고르시며 하신 말씀이 마음을 후려치는 것 같다
공산주의 사상이 얼마나 무서운 사상인줄 아느냐! 그 사상은 혈족도 다 죽인다
참 무서운 사상이라 하시며... 6.25때 겪었던 이야기보따리를 풀어놓으셨던 기억이
그대로 내 눈앞에 아롱거린다
명상을 하고 있는데 어머니의 형상이 왜 떠오를까 ?
어찌 국가관이 없는 사람이 어찌 나라 일을 할 수 있겠는가 ?
조국의 앞날을 내다보며...
한국 땅에 한국사람으로 태어난 운명에 감사하며 살아가야 할 우리가 아닌가
피의 대가를 치르고 찾은 나라를 잘 지켜 후손에게 튼튼한 조국으로 물러 줘야 할 오늘날!
민족적 사명과 책임이 무엇인지를 교육하고 가르쳐야 할 세대에 살고 있다
가장 기본적인 밑바탕에 깔린 생각이 바로 건전한 바탕에서 나오는 국가관이 아니겠는가?
신체적 정신적 영적인 면도 건전한 사람이 바로 그 사람의 기본이 아니겠는가 ?
난 정치가도 아니며 그렇다고 앞에서 외치는 사람도 아니요
다만 조용히 신앙인으로서 나라 위해 기도하는 평범한 사람에 불과할지라도
자신을 돌아보며 내가 발을 딛고 있는 조국이 얼마나 소중한지를 아는 소박한 시인이다
어려움이 있을 때 더 조용히 사색을 하며 나만의 시간앞에 내가 지켜가야 할 조국을 위해 두손을 모아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