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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을예찬

菊亭 최옥순 2014. 10. 28. 00:48

가을예찬

 

菊亭최옥순

 

 

 

흙이 있는 곳에 푸른 잎을 보았고

잎 사이에 황금 물결 춤추는 알곡을 보았습니다

갈바람에 손에 든 책이 잡히지 않고 몰래 달려가는 마음이 있어

억누르고 차분히 앉아 책장을 넘기고 넘기지만

잠시 후  눈동자는 낙엽에 걸려 있습니다

나도 모르게 깊은 가을에 빠져들어 엉덩이는 들썩거리고

고운 햇살을 쫒아서 어디론가 마음은 달리고 있습니다

그래서 가을은 자꾸 우리의 마음을 불러 세웁니다

때론 사색가로 철학자로 침묵 속에 이별을 배우게 하며

내면의 충실함을 배우게 하는 가을!

"타고르는 자기가 존재하고 있다는 이 사실을 생각하면 생각 할수록 경탄 할 사실이다"고했다

유난히도 은행나무가 많은 곳 노랗게 물든 은행잎은 고운 색조로 마음을 흔들어 놓는다

낙엽의 반란일까? 아름다운 색깔로 물든 가을은 붉은 여인의 입술로 변해

놓치고 싶지 않는 가을 정취를 화선지에 담아 볼까 합니다

태양이 눈 뜨면  스케치를 들고 나가 한 폭의 수채화를 그리고 싶은 마음에 늦은 시간에 물감을 챙기며

자연은 나의 친구이자 나의 사랑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