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텅 빈 방을 청소하다

菊亭 최옥순 2015. 6. 21. 09:42

텅 빈 방을 청소하다

 

 

菊亭 최옥순

 

 

 

먼지를 털어내고 겨울 옷을 정리하여 넣고

두 녀석이 없어도 여름옷을 다림질하여 곱게 옷걸이에 정리하여 걸어둔다

먼지가 쌓인 창틀도 닦고 침대에 깔렸던  이불도 걷어내고

 휴가라도 올 것만 같은 생각에 깨끗하게 청소를 한다

 

잠깐 집을 비운 사이에도 매일 걸레질을 하며

커튼도 씻어 새로 달고 구석구석 먼지를 닦고

벽에 걸려 있는 사진을 보며 싱긋 미소를 보낸다

 

내 곁에 잠시 떠나 있어도 늘 마음은 함께 있는 것 같다

책꽂이에 꽃혀 있는 책을 만져 보기도 하고

서랍 속에 소지품을 꺼내 정리를 하기도 하고

걸레질하는 손길에는 사랑이 듬뿍 묻어 나온다

 

시간이 가고 달이 가고 그러다 보면 문득 내 곁으로 돌아올 녀석들!

피아노 위에 올려진  동상에 쌓인 먼지를 닦는다

누구의 동상일까 ?

초등학교 때 어느 신문사 주최로 콩쿠르에서 상을 받았던 동상인데

시간 있을 때 누구의 동상인지 자세히 봐야겠다

그동안 많은 시간이 흐르다 보니 까맣게 잊어버렸다

 

기쁨이 한테서 충분히 기쁨을 받았다

고사리 손으로 피아노 치며 기쁨을 준 녀석에

며칠 전 전화가 왔을 때 화를 낸 나는 조금만 참아도 될 것을,

전방에 배치 받았다고 화를 낸 나를 돌아본다 

한 녀석이라도 조금은 가까운  곳에 두고 싶은 마음이 나도 모르게 있었는가 보다

멀리 떨어져 있는 녀석에 화를 내서 마음이 짠하다  

 

오늘따라 창문을 열어놓고  마음의 변화를 가져 올 지혜를 담아

사랑 그것은 우리 인간이 가지고 있는 영혼의 가장 높고

 가장 희망적인 세계이다. 헤르만 헤세 속담에

 

사랑 그것은 엄마의 사랑만큼 큰 사랑이 어디 있을까

사랑의 눈길로 사랑의 마음으로 지켜보는 그 무엇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