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작글
가을 햇살과 거실
菊亭 최옥순
2019. 11. 8. 12:16
가을 햇살과 거실
국정최옥순
창가에 햇살을 안고 모악산 정상을 바라보니
가을은 벌써 창가에 서성이며 오늘이 입동이라고 속삭인다
살며시 왔다가 살며시 가을이 갈 모양이다
따스한 햇살이 오늘따라 황금빛으로 다가와 편안함을 준다
국화꽃과 모과에서 은은한 향기는 집안 곳곳에 스며들고
노랗게 물든 은행잎은 연지곤지 찍어 가을을 보내지 않으려고 한다
이렇게 아름다운 계절에 찻한잔을 나눌 수 있는 당신이 있어 행복하다
가을 사색에 한송이 국화 꽃잎에 당신의 향기가 있고
님의 소리가 있어 가을 색에 물들어본다
시인은 가을을 노래하고 나뭇잎은 덩달아 흔들거리며
몸짓으로
가을 빛을 내 품는다
사랑하는 사람아 말은 없어도 가을 수채화로 마음을 표현하고
보지 않아도 본것처럼 서로를 그리워하는 가을 햇살이구려
찬바람이 불면 노랗게 익은 은행이 떨어져 길거리에 뒹구는
모습에 옛 추억도 아름다운 가을 햇살 같다
한손에 책을 들고 또 한 손에 안경을 들고
가을을 줍는 여인은
조용히 깊디깊은 사랑을 느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