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렇다 부모의 마음은?
菊亭/최옥순
비오는 날 할머니 한 분이 찾아 오셨어
이런 저런 이야기를 하신다
가슴에 가득 쌓여 있는 부모의 심정을
어디에 하소연 하지 못해
지내 온 마음을 금방 읽을 수가 있었다
편안한 마음으로 받아 주다 보니
시간이 3시간이 지나고 4시간이 지나고 있었다
긴 시간 동안 들어 준 한 가정의 이야기가
다른사람 아닌 우리 주위에서 일어 나고 있다는 사실이다
아들 둘 면느리 둘과 딸 사위 까지 있는 할머니
아들 딸 집 사주고 자동차까지 사주고 사위도 집까지 사주고 했으나
자녀들은 흡족하지 않아 찾아 오지 않는다는 이야기였다
2년전에 남편을 먼저 하늘나라에 보내고
혼자 큰 집에 살고 있다고 하신 할머니
자녀들은 엄마의 마음은 헤아려 주지 않고
돈에만 관심이 있다고 하신다
부모의 깊은 심정을 어찌 자식이 헤아려 줄 수 있겠습니까 ?
그렇다 엄마를 위해 아버지를 위해 무엇을 했는가?
생각해 본다 조금만 크면 자기 생각으로 부모님은 왕따가 된다
나 역시 청개구리 심보가 들어 간 사춘기 사랑이를 보면서
그렇게 착하고 예쁜 녀석이 사춘기를 앓으면서
청개구리 심보가 들어가 있는 것을 느끼고 있으니 말이다
어찌 눈물이 안 나올 수 있겠는가 ?
아들 면느리 딸 사위 다 있지만
돈에 서운해서 딸은 가까운 곳에 살아도 오지 않고
치아가 없어 먹지도 못하고 죽을 먹고 있다고 하신 할머니
아플때 죽이라도 끊여 주었으면하는 부모의 마음인데
돈이 뭐길래 하시며 눈물을 흘리며 말씀을 하신다
형제들 끼리 거리가 멀어진 모습보며 아파하시는 모습
긴 시간동안 마음의 이야기 털어 놓고는 하염없이 눈물을 흘리신다
아무련 희망이 없으니 죽고 싶다는 이야기를 반복하신다
나이가 들수록 홀로서기를 해야 함을 절실히 느낀다
서로 의지하다가 한분이 돌아가시면 외로워 시름시름 앓다가
소망을 끈을 놓치는 경우가 있음을 볼 수 있다
그러나
우리의 모습은 ?
바쁘다는 핑계로 심정을 헤아려 드리지 못하고 있을때
부모님의 마음은 병들어 가고 있음을 알 수 있었다
자녀로 부터 위로 받고 심정이겠지요
그러나 우리의 모습은 사는데 힘들어서
마음의 여유를 갖지 못하고 챙기지 못하는 현실이다
누구를 탓하랴 !
장시간 동안 삶의 이야기 듣다보니 나의 머리가 무겁다
들어주는 것 만으로도 그 분에게 큰 힘이 되었으면 한다
나 스스로 위안을 삼으며 모처럼 많은 대화로
도움을 주는 편에서 있는 나가 아니라
도리어 배우는 입장에 선 나였음을 발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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