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아리에 쓴 글씨
菊亭/최옥순
어머니는 효야! 어디 있느냐!
"예 여기있어요 "
뒷뜰에서 한석봉은 대답한다
손을 뒤로 감추며 말을 더듬거렸다
" 어디 좀 보자 :
잡아당겨보니 손에 붓이 들려 있었다
종이가 없어서 뒷뜰 낙수물 받아
항아리에 물 찍어 글씨 연습을 한 것이다
어머니는 콧끝이 시큰거렸다
이번에 "떡 팔면 꼭 종이를 사주마 "하시며 자리를 뜬 내용
아침에 일어나 펼쳐본 나의 공책에 적혀져 있는 짧은 내용의 글
오늘따라 내 눈과 마음이 이곳에 꽃혀 나 역시 콧끝이 찡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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