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菊亭/최옥순
잔잔한 물결
늘 그 자리에 있었지
남 몰래 한 사랑
그 사랑 짝사랑이라고 했던가 ?
그 사랑으로
멍든 사람
누가 사랑해 달라고 했던가 ?
칼 처럼 단호한 성품
대나무처럼 곧은 성품
파도는 알고 있었던가 ?
詩도 버리고
나를 버리고
조용히 살라하네
깊은 숲속에서
하늘 숲 바라보며
조용히 살라하네
이름도 없이
흙처럼
살라하네
알 수 없는 사랑
누가 사랑해 달라고 했던가 ?
혼자서
소설을 쓴 사랑앞에
말없이 살라하네
모든 것 내려 놓고
평범한 모습으로
살라하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