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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시

가을에 서다

 

 

 

가을에 서다

 

菊亭/최옥순

 

푸른 빛으로 따라나선 그림자들

들녘은 벼 이삭 가지에

칠렁칠렁 그리움 빛으로 흔들린다

찬바람에 코 끝이 찡하게 와 닿고

가을 빛 가슴을 묻히며

보내야만 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사랑해야 할 사람이 있다

저 멀리서

휠 몰아 친 소용돌이에서 벗어나

푸른 하늘을 걷고 또 걷는다

지팡이 짚고 나선 고갯길 앞에서

훌훌 벗어 버리고  아름다운 영혼을 

가을 속에 숨겨 둔

세상의 인격을 다시 찾아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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