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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글

빈의자

 

 

 

빈의자

 

菊亭/최옥순

 

 

고요한 시간 새벽을 등지고 낙엽이 쌓인 거리를 걸어본다

오랜만에 걸어보는 천변 길 억새 꽃잎은 어디로 날아갔는지 보이지 않고

남은 것은 갈색옷으로 덮여진 잡초에 시선이 간다

파란 잎들이 변했단 말인가 ?

 

아침 새벽길 빈의자에 이슬이 먼저 자리를 잡고 있다  

운동기구도 이슬 방울이 그냥 그대로 남아 있다

 

장갑 낀 손으로 덥석 잡아 운동기구에 몸을 실어 다리로 굴러 본다

혼자서 하는 운동 재미가 없어 이것저것 다 만져보고 조금씩 운동을 하고는

흐르는 물 위에 오리떼를 구경한다.

물위에서  열심히 깃털을 다듬고 있다

먹이를 찾고 또 깃털을 씻고 다듬고 하는 모습을 보고는 자리를 떤다  

 

커다란 키로 가득 메운 억새 이리저리 흩어져  쓰러져 누워 있다 

하늘을 향해 뻣은 억새  어디에도 푸르고 푸른 강한 모습을 찾을 수 없고 

겨울 찬 기운에 말없이 받아 들이고 있는 듯하다 

다시 만날 수 있다고 ...전해준다  

 

언제 봐도 아름다운 자연은  미래 대망의 힘을 실어 준다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채우며 정직과 사랑 화목 인내 협조 좋은 말을  담아

아름답게 물든 가을 낙엽에 하나 둘 적어 둔다 

 

계절에  곱게 물든 낙엽에 우정도 담고 아름다운 사랑이야기도 담아 

한 걸음씩 가을이 가는 것을 아쉬워하며  간밤에 수정 같은 맑고 고운 이슬 방울에

새로운 아름다움을 발견한다

 

아직도 가을 국화 향기 남아 있는 그곳에 삶의 기운을 섞어  

태양이 솟아남같이 또 다른 설레임으로 힘차게 열어본다   

스스로 변화를 주고 

새로운 내일을 향해 도전하는 아름다운 사람이 있음이여 !

빈의자의 주인은 바로 당신이다라고 말하고 싶으리

 

겨울이 오는 길목에서 ...

아무도 걷지 않는 그 길을 걸어간다

나 만이 가야 할 길이 기다리고 있기에

주저하지 않고 꿈 비젼을 안고 더 큰 사랑을 가지고

나를 발견하며

한마디!  빈의자 그 자리는 바로 당신의 몫이라고 말하고 싶은가 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