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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시

풋고추

 

 

 

풋고추

 

菊亭/최옥순

 

 

 

길쭉길쭉 날씬한 몸매 앞 뜨락에 심어진 푸른 고추

흙손으로 주섬주섬 따서 시골 두레박 물을 길어올려

씻는 둥 마는 둥하여  장독에 된장 고추장 주걱으로 떠서 

보리밥에 상추와 고추 푹 찍어 먹던 어머니 손끝 사랑 

고향 향기는 말없이 내 곁에 와 있다 

매미 소리에 익어가는 파랗게 달린 오이 고추 가지.

대문 앞에 모여 자식 자랑하는 시골 아낙네 웃음소리 

사라진 자리 잡초만 무성하여 흔적조차 삼켜 버린 그 자리엔 

지금도 파랑새는 노래하며 밤낮 꽃 피워

푸르고 푸른 작은 열매 익어가고 있다고 말하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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