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 문을 연다
菊亭/최옥순
푸르다
에머날드 보석 유리 궁전처럼
하얀 뭉게구름 바람에 밀려 떠 내려간다
알록달록 핀 코스모스 길 사이
이름모를 작은 꽃 향기에
옥비취색 음악이 흘려나온다
좁은길 산능선 병풍 아래
품고 품은 산마루에
억새 풀향기로 몸을 씻고
님을 쫒아 달려간다
잘 영근 밤톨 함지박만큼 벌어진 입
허물을 들춰내다 뜻 밖의
발목을 잡을까 두렵도다
가을 문턱에서...
국화 향기로 하늘 문을 열어 놓고
금새 울어 버릴것 같은
여린마음이어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