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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글

하찮고 눈에 잘 뜨이지 않지만 소중히 여기는 생명 앞에서 ....

 

 

 

 

하찮고 눈에 잘 뜨이지 않지만  소중히 여기는 생명 앞에서 ...

 

 

菊亭 최옥순

 

 

 

내게 주어진 하루 하루가 참으로 소중한 날입니다

길섶에 핀 들꽃을 바라보며 조용히 살고 싶어 

작고 사랑스러운 새소리에 때론 가슴이 뭉클해 집니다   

 

무더운 여름 날씨이지만 연못에 핀 수련을 보면  

복잡한 심성에서 벗어나 나 자신을 연잎에 내려 놓고  

 

평생 목마르지 아니한 생명길에서  사랑으로 ...

말없이 바라보는 그윽한 한송이 꽃잎에 소중한 생명을 발견한다

 

뜨거운 태양을 가슴으로 안고  정오 시간에  양산을 받쳐들고 

쳐다볼 수 없는 불볕 더위를  안고  걸어 봅니다

 

아무도 소중히 여기지 않은 작은 나뭇가지를 발견하면 

난 햇살이 뜨거워 작은 나뭇가지  그림자 속으로 숨어 버립니다

 

뜨거운 열기는 나의 폐속에 들어와 나만이 느끼는 반응 앞에서  ...

어찌 하루라도 소중하지 않는 날이 어디 있겠습니까 ?

 

보일 듯 말듯 잡초 속에 숨어 버린 작은 생명을 잃은 슬픔 속에서 벗어나

마음의 문 열어 높이 떠 있는 구름 따라 어디론가 가다보면 멈추는 곳

바로 고요함이 있는 곳에서 아직도 ...

기다림이 되어 바라보는 계절을 무척 사랑하고 있나 봅니다

 

계절은! 달리고 달려도  난 한번도  계절을 보내지 않았습니다

 

오늘도

보내지 않은 계절에 서성이며  

귀한 선물을 받은 하루 ...

작은 풀잎에 매달린 검은 씨앗처럼  고요함을 간직한  나의 생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