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지
菊亭 최옥순
까치 소리 들리는 새벽에
컴퓨터를 켜 그리움을 담아
매일 편지를 쓰는 곳이 있다
보고 싶다는 말대신
잘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을
심어주는 언어로
하얀 여백에
그리움으로 가득 채운다
대신 할 수 없는 일
혼자서 참고 견디고 인내해야 할 순간들
어찌 가슴이 쓰리고 아프지 않으리
다듬어지고
깎이고
둥근 모습에
자신감으로 채워진다면
이보다 더 좋은 곳이 어디 있으랴
손끝으로 누른 인터넷 편지
사랑의 향기를 섞어 보내지만
그윽한 향기는 검은 글씨로 변해
너에게로 전해져 힘이 솟아나길...
어느 날
내 앞에 서는 그 순간을 기대하며...
내 마음에 파란 편지를 높이 날려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