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후
국정최옥순
닳고 닳도록 그리움이 머문 곳
무언(無言)이 깊을수록
숲 속 당나귀 소리가 들릴 때
손이 짧아 잡지 못함도 아니요
예의 법도 전통의 미(美)에
멀리서 바라 보았습니다
가야 할 길이 다른다는 이유로
당신의 손을 놓아야 했습니다
점점 멀어져가는 철길처럼
두 길을 바라보며 달려야 했습니다
문득 뒤 돌아보니
부끄러움 없는 하늘을 안고
달리고 있음을 알았습니다
동행하는 길에서 흔들리지 않고
늘 그 자리에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