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과 커피』--- 김인태
거뭇거뭇 숲의 가지마다
어둠이 돋아날 때
긴 팔 걷고 삭 다리
가을을 꺾으러 숲으로 간다
산등성이 둥근 가슴마다 사연이 눕고
단풍에 놀란 파란 하늘은 여름날 밀어에 혼절하고
커피 여인은 허리를 뒤척이며
황홀한 신음으로 잔의 추수를 기다리는데
눈앞에 마주한 노을의
예리한 눈짓
혀끝 사랑을 삼킨다
너를 들라
가을을 마시라
가을마다 찻잎을 데워라
찻잔 속에 가을을 띄워라
연갈색 밑둥치 사이로
하얀 강둑 따라 흐르는 물소리
혼자라는 생각에
가을 여인이 따르는 수풀의 커피
가을을 마신다
You Call It Love / Karoline Kruge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