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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소식

제3회 모윤숙 문학상 시부문 심사평 /김지향

<<모윤숙 문학상 시 심사소감 >> 대상

 

 

 

최옥순의 시

 

“들국화 향기로 새벽을 깨우며”외19편

 

 

아름답고 평안한 심상

 

            김 지 향 시인(모윤숙 문학상 심사위원)

 

 

 

최옥순 시인의 시를 읽으면 마치 선경에 사는 듯한 느낌을 받는다.

자연이나 생활환경을 보는 시각이 아름답고 평화롭고 사랑스러워 마치 맑게 흐르는

냇물처럼 느껴지기 때문이다. 이 디지털 시대에 아날로그의 삶을 음미하고 즐기는

현상을 발견하게 한다.

암담함이나 막막함이나 긴장감 같은 것은 찾을 수가 없기 때문이다.

마치 잘 다듬어진 한 편의 고전을 읽는 인상이다.

그도 그럴 것이 최옥순 시인은 현대시 보다 고전을 많이 읽은 데에 연유한다고 보여진다.

한동안 두보杜甫 시에 심취했다고 하니 두보의 유유자적함이나 만유평등의 현실주의

사상이 저절로 전수되었다고 이해할 밖에 없겠다.

따라서 “이런가. 하리라. 이로다. 이어라‘등의 어미처리도 이해할만 하다.

 어느 한 군데 맺힌 데가 없이 매끈하게 흘러가는 물 같은 평안과 사랑의 심상을 읽을 수

있어 오늘의 현대시에서 중요한 요소로 꼽는 긴장감이나 속도감과는 거리가 멀다고 하겠다.

 하지만 각박한 현실에 시달리는 오늘의 독자들에겐 위안이 되는 시라고 볼 수가 있다.

얌전하고 정숙하고 평화로운 심상이 시편 전편을 관류하는 심상이다.

30년대에 출발한 모윤숙의 열정과 사랑의식 차원을 전수 받은 듯 한 경향으로 보아

<<모윤숙 상>.에 천해도 무리가 없다고 본다.

하지만 한마디만 덧붙인다면 모윤숙의 위대한 민족사랑 의식엔 못 미친다고 볼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