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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친구글방

유월 곁에서 /김인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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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월 곁에서/김인태


      짙은 녹음 열어 놓고 보면서 햇볕 떠받혀 카펫을 깐 폭신한 한 때 스친 곳 잊은 곳 한 계절 떠돌이 내 편이 되어 준 사람, 머릿속은 뒤지고 있어

      고갯길 삐꺽거린 자동차 쉬어간 곳 바위능선에 기댄 채 볼에 콕 질려 본 그 손끝 마디 커피 향처럼 긴 여운은 매달린 저변으로 옮긴다

      검은 바위 엉금엉금 기어오른 한 때 빨간 셔츠가 멋지다고 웃어 보인 뽀얀 얼굴 비석처럼 무표정한 아파트 건물 사이로 비집고 드는 불빛, 이루마의 피아노 연주는 제 몸을 안고 자정을 넘고 있다

      해금강 바닷가에 핀 이름 모를 노란 꽃을 보며 넘실댄 파도 위로 발그레 핀 사람 누구일까 멀리 바라본 모습 한 뼘 안으로 쏘옥 들어오는데 사연은 바다 같아 거친 길바닥 돌을 세는 만큼 잡아 둘런가

      언덕 위 쉼 없이 도는 풍력발전기 날개처럼 그리움은 자맥질하더라 포근한 가슴에 묻혀 차라리 눈을 감아 버릴까 여름 같은 입술로 단장한 저 꽃 연가戀歌를 피워대며 살랑거린 바람을 안고 거칠게 바다를 거닐지만 볼 비빈 얼굴 자국 내음은 지금도 수줍더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