십자가
菊亭/최옥순
물기 오른 나뭇가지에
하얀 목련화를 봅니다
고개 숙인 한 송이 꽃
고난 흔적 찾아 볼 수 없습니다
십자가 앞에서
부활절을 기다리며
새벽 아침을 엽니다
하늘이 내 앞에 내려와
금빛 사랑으로 반짝이는
빛줄기 당신 품에 안겨 봅니다
낮은 곳에서
올려다 본 십자가
풀빛 사랑처럼 평화롭습니다
생명의 바람소리
꽃잎에 입 맞추며
봄을 끌어당겨 놓습니다
눈은 있어도 보지 못한
작은 지혜는 어린아이처럼
당신의 품안에서 보혈을 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