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벽 향기에
菊亭 /최옥순
검은 먹물 하얀 붓끝에 찍어
매화 나뭇가지에 꿈을 안고
핀 연분홍 꽃잎을 그린다
얼굴엔
땀이 흘러내려도
먹물 찍은 손 멈출 줄 모르고
가슴품에 자란 꿈을
무릎 꿇어
묵향 향기에 매혹되어
혈관주사처럼
생명을 불어넣고 있다
푸드덕 거리며
날아올 것만 같은 새
연분홍 꽃잎 속삭임으로
바람결에
고운 향기로 남아 있으리
다시 더위가 찾아 왔는지 덥다
그러나 거실에 앉아 먹물에 찍은 붓끝은 멈추지 않고
묵향을 맡으며 매화를 그리고 또 그린다 나중엔 땀이 뚝뚝 화선지에 떨어진다
그때서야 선풍기를 틀고 다시 묵향을 맡으며
심취되어 매화 꽃잎을 그려넣고 있다
여름이 다가기전에 매화 작품을 완성하기 위해 혼신을 다한다
하나의 작품을 완성하기위해 얼마나 나 자신과의 싸움인가를 느끼며
또 그리고 그린다 점점 흐믓한 마음이다
연습할수록 좋아지는 그림을 보면서
나 역시 노력한 나의 모습에 만족을 보인다
복잡한 생각에서 벗어나
나 혼자만의 시간에 더 멀리 바라보고 싶은 마음이다
내 마음을 그려 넣고 있는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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