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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글

괘씸죄에 걸린 기쁨이와 사랑이를 불러 겨울 잠바를 씻게 한다

 

 

 

 

 

씸죄에 걸린 기쁨이와 사랑이를 불러 겨울 잠바를 씻게 한다

 

 

菊亭 최옥순

 

 

올봄은 날씨가 좋지 않아 겨울옷을 제대로 씻지 못하고 옆에 두고 있었는데

고운 햇살이 창틈 사이로  들어온 햇살은 거실 안쪽까지 깊숙이 들어와 환하게  웃고 있다

 

겨울 오리털 잠바 다섯 개를 세탁소에 맡기려고 했는데...

베란다를 오가며 청소를 하다가 마치 좋은 생각이라도 난 사람처럼

 

기쁨이와 사랑이 괘씸죄 생각에  욕조에 물을 받아 잠바 다섯 개를 담그 놓고

방에 있는 녀석을 불러 오늘은 겨울옷을 밟아 깨끗이 씻으라고 하면서 욕조에 들어가게 한다 

 

맨발로 들어가 밟고 밟는 소리가 쿵쿵 소리가 들린다

소리가 울리니 소리 나지 않도록 주의를 주고는 밖에서 청소 한다 

 

처음으로 빨래를 밟아 보는 녀석들! 

그래 한번 해 봐라 앞으로 시켜야겠다고 생각을 하고는 빼꼼히 욕조 문을 열고 쳐다보니 

욕조 물이 넘치도록 받아놓고 둘이서 장난을 치고 있다 

 

"어서 씻어라" 말을 하고는 한 참 후에 다시 문을 열어보니 기쁨이가 헹구고 있다 

빨래를 다 하고는 탈수를 한다 그리고 난 "옷걸이에 걸어야지" 하면서 마무리를 하게 한다 

 

옷걸이에 걸어 둔 잠바는 제멋대로 걸려있다 

다시 옷을 바로 걸어 두고는" 오늘 발톱에 낀 때는 다 씻어져겠다" 하자 피식 웃는다 

발도 하얘졌네" 일 년은 안 씻어도 되겠다고 "하자 힐끔 쳐다보며 피식 또 웃고는 말이 없다 

 

오리털 잠바를 다 씻고  이불 빨래도 씻을래 묻자 사랑이는" 다음에 할게요" 라고 한다

그래 오늘은 그 정도면 괘씸죄가 해결되었다 속으로 생각하고는 

불평하지 않고 빨래하는 모습을 보면서 다 키웠구나! 생각을 한다 

 

아들 두 녀석을 키우다보면 서운한 마음이 들 때도 있다

이번에 괘씸죄는 다름이 아닌 어버이날  전화를 해서 나 몰래  엄마 꽃 선물을 하라고 

미리 기쁨이 한테 부탁을 했는데... 대학1학년 기쁨이는 친구들과 놀다보니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깜빡 잊고 있었다고 한다 

 

 그렇지만 교육에 엄격한 사람은

지금부터라도 교육을 제대로 시켜야 한다며 훈계를 한다

 

이번이 처음이니 용서한다며 괘씸죄가 성립되었다 

사실 나 역시 서운한 마음은 조금 있었다

유별나게 나를 챙기는 사람인데...

 

어버이날 기쁨이가 제대로 챙기지 않았으니 

화가 났지만  용서하며 조용히 넘어간다

 

그 다음 날  

사랑이 학교에서 편지가 붙혀왔다

사랑이가 쓴 편지를 읽어도  왠지 서운 마음은  풀리지 않고  조금 남아 있었다 

 

마음 속으로 그래 친구들이 좋을때지! 생각하면서도 이번에 아빠로 부터 야단 맞은 녀석들 !

엄격한 교육관을 가지고 있는 사람 흐트러짐이 없는 사람 즉 말에 실수가 없는 사람이라고 할까

교육을 제대로 시키지 못했다고 나 보고 한마디 한다  

사랑 할 수록 엄격하게 자녀 교육을 시켜야 한다고 말하는 사람이다 

 

하루 종일 가족과 함께 한 시간  비록 기쁨이와 사랑이 빨래를 씻게 했지만 기분이 좋다 

빨랫줄에 빨래가 주렁주렁 널려 있는 빨래를 보면서 .....

기쁨이와 사랑이한테 서운한 마음 괘씸죄는 어디론가 사라져 버렸다 

 

이번 일로 조용히 마주보고 웃으면서...집안 일도 혼자 하지말고 시켜야 한다며

늘 사랑으로 도와주는 사람이다 

아마도 나를 위해 태어난 사람 같다고 하며 하하하 호호호 웃고 또 웃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