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충일 고이 접은 태극기를 달다
菊亭 최옥순
잠에 취해버린 나를 새벽이면 귓가에 들리는 소리가 있다
잠결에 들리는 소리에 귀를 쫑긋 세워 듣고 있으면 고운 목소리로 노래하는 새
한 번도 듣지 못한 새소리는 정겹게 들린다. 잠결에 어떤 새일까?
호기심에 이런 저런 생각에 뒤척이며 아 ! 살아 있구나 !
만약 눈을 뜨지 않으면 나도 모르게 죽는것이구나 생각이 든다
요즘 많이 피곤하여 소파에 앉으면 잠에 취해 버린다
내일 아침에 일어나야지라는 생각조차도 잊어버리고
정신없이 자는 모습에 사랑이는 나를 깨워 손을 잡아 일으켜 세워 방안으로 들어가게 한다
생각이 많고 온종일 분주하다 보니 저녁이면 곯아떨어지는 것 같다
그렇지만 새벽이면 나의 친구가 된 새들은 어낌없이 나를 깨운다
어제도 오늘도 그리고 다음에도
새벽이면 새들은 고운 목소리로 나를 깨우리라 생각하니 행복한 마음이다
이른 아침이면 기분이 좋다 피곤도 말끔히 사라지고 가분한 기분에 활기차게 시작한다
사랑아 오늘은 무슨 날이니 !
방안에서 웃으며 사랑이는 현충일 태극기 함을 연다
현충일에 관해서 이야기를 해 주면서 태극기를 달아보렴. 말을 남기고 다는 모습을 지켜본다
한 범 아래 태극기 양옆에 끈이 있는데 그 끈을 제대로 묶지 못하고 돌리고만 있다
차근차근 가르쳐준다 긴 끈을 돌려 이렇게 묶으면 된다라고 하자 아 ! 그렇구나!
대답에 옛날 우리는 손가락으로 묶고 손으로 잡고 노는 시간이 참으로 많았는데...
녀석은 신발 끈도 제대로 매지 못하니 이것도 묶지 못하는구나! 생각하고는
농사철이면 들에 나가서 손으로 밭일도 도와드리고 했는데... 녀석은 일도 안 하고
제대로 하는 일 없이 뒹구는 녀석을 보며 생활 문화가 달라지고 있음을 발견한다
일 년 중에 벌써 6월! 절반을!
오늘 태극기를 달면 언제달지 ! 칠월도 지나고 팔월이 되어서야 달겠구나 !
가끔씩 열어보는 태극기 커다란 의미가 새겨져 있는 태극기를 달면서 ...가슴속에 묻어 두었던
태극기를 마음껏 달 수 있어 행복한 마음이다
오전 10시 싸이렌 소리에 잠시 하던 일을 멈추고 묵념을 한다
얼마나 감사한가 ?
물질적으로 풍요로운 시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잘 사는 시대가 아닌가?
불평보다 감사하는 마음이 앞선다 먹지 못해 굷주린 세대는 먼 새대가 아니라
바로 나의 아버지 어머니 세대가 아니었던가 ?
지금은 먹는 것이 넘치는 세대 축복받은 시대 살고 있다
주어진 삶에 늘 감사하며 서로를 아끼며 사랑하는 마음일 때
행복은 깊은 곳에서 빙그레 웃으며 다가 온다
분주한 일과 속에서 잊어 버릴것 같으면 태극기함을 열게한다
장미꽃 활짝 핀 계절! 붉게 핀 정열의 꽃처럼 나라 위해 젊음을 바친 애국자가 있기에
창틀에 태극기를 꽂아둔다 조국 위해 희생하신 많은 분의 넋을 기리며...
고이 접어 두었던 태극기를 하늘 높이 펄퍽이고 싶는 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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