쓰레기를 줍는 여인을 만나다
국정 최옥순
철쭉꽃이 활짝 핀 거리를 이른 아침에
걸어가는데 허리를 굽혀 쓰레기를 줍고 있다
어린아이들이 공원에 놀다가 버리고 간 흔적을 보고
그냥 지나가지 않고 쓰레기를 줍는 모습에서
새롭게 다가오는 이른 아침이다
상쾌한 공기와 새소리를
들으면서 출근하는 발걸음이 왠지 가볍다
요즘 보기 드문 모습이 아닐까
까마득한 옛날에는 남의 집 앞 골목도 쓸고
쓰레기도 줍고 했는데 지금 생각하니
하나의 추억이 되어 버린 현실에
길거리에 밟히고 밟히는 쓰레기가 있어도 그냥
지나치는 지금의 모습을 돌아본다
남을 위해 기도하고 내 이웃을 위해
도움을 주려고 했던 그런 날이 지금은
이기적으로 변해 가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다
헌신 사랑 봉사마저도
점점 식어지고 개인주의 신앙으로
가고 있는 현실에 사람과 사람 사이에
신뢰가 무녀 져 가는 모습에
참사랑을 생각해 본다
남을 비방해야 자기가 사는 세상일까
말없이 쓰레기 줍는 여인을 보며
감동을 받는다
누군가 나를 알아주기를 원하는 사람이 있다면
설익은 과일처럼 조금 더 기다림이라는 단어를
생각하며 좀 더 마음의 공부를 해야 하지 않을까
등을 굽힐 수 있는 사람 겸손한 사람이라 할 수
있지만 주위에 그런 사람이 많지 않다
내가 누군데라며
마음으로 교만한 사람
남을 밟고 일어서려고 하는 사람들 속에
침묵으로 하늘을 보고 숲을 보며
인생의 멋과 조화를 길 위에서 줍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