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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작글

어느 날

어느 날

 

菊亭/최옥순

 

 

마음속에 큰 것을 주는 자연은 말이 없다

모든 사물은 앞으로 가는 것도

뒤로 가는 것도 있다

숨을 들이 쉴때도 있는가 하면 내 쉴때도 있다

세계는 신비속에 살아가는 그릇이다 

 

매일 신비속에 사는 어느 날

 여러 색깔로 변신하는 사람의 모습을 보았다 

몇일 전에 말과 어제의 말이 다른 사람을 만나면서

 내가 잘못 알아 듣었다고 한다 

분명 그렇게 알아들었지만 딱 잘라버리는 성품의 말 속에

나는 묵묵히 바라보며 그냥 바보가 되어 주기로 했다 

 

사람에도 여려 분류의 사람이 있음을 알면서도

 막상 닥치고 보면 속이 상하다 그러나 웃음으로 넘겨 버린다

 많고 많은 사람속에 사람과 사람과의 마음의 거리를 생각해 본다 

 

좋은 인연으로 아름다운 만남이 유지가 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그렇지 못한 사람이 있을때 마다 생각이 많아

 어제도 밤늦게 묵향을 맡으며

소나무를 열심히 그리다보니 엄지손톱 밑에 까만 먹물이 스며들어

 아침에 눈을 떠보니 새까맣게 된줄도 모르고 있었다 

 

고요한 시간 풀벌레 친구삼아 그린 그림을 보며 싱긋 웃어 본다 

먼 하늘을 바라보며  남의 눈에 띄기 좋은 겉은 화려하고

속은 어망진창인 알팍한 장삿속 같은 사람 난 어제 그런 사람을 보았다 

 

그러나 그 사람을 보았을뿐 ! 그저 나는 나를 돌아 볼 뿐이다 

누구를 탓하랴 !
그러나 나이가 들수록 나는 진솔한 삶이 더 좋다 

겉과 속이 같은 사람이 될때 어디로 가든지 당당해 질수 있기 때문이다 

생명이 주어져 있는 한  인간답게 살기를  원한다 

 

모든것을 내 손안에 넣을려고 한다면 또는 잡을려고 한다면 잡히지 않는다 

무더운 여름을 보내면서 배우고 또 배우고 있다 

아름다운 추수의 계절이 오기전에 

탐스럽게 익어가는 과일처럼 나 역시 성숙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나를 돌아 본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