풀벌레 속삭일때
菊亭/최옥순
파랗게 자란 풀위에 이슬 방울 맺혀있다
조금 이른 시간이지만 제법 많은 사람이 나와 운동을 한다
가끔씩 걸어보는 천변길 힘차게 소리내며 흐르는 물위에 반짝 반짝 빛이나며
파동으로 물위에 그려진 모습은 마치 세모 네모 여러 모양이 그려진 그림 같다
한참을 옆에서 지켜본다
물이 흐르면서 작은 파동은 자연의 신비에 가까울 정도로 그려진다
양 길 섶에는 나의 키 만큼 자란 푸른 잡초들 사이에 풀벌레 소리가 들린다
많은 물에 휩쓸려 내려 가지 않고 어디에 있었을까 ?
고개를 가우뚱하며 ...천변 길도 물에 잠겨 한 동안 다닐 수가 없었는데
노오란 꽃이 피고 나비가 날고 이른 아침인데도 잠자리가 날아 다닌다
큰 숨을 쉬면서 양팔을 벌려 지그시 눈을 감고 천변을 걸어 본다
작은 잡초 잎에 데롱 데롱 달린 이슬 방울에 고마움을 느끼며
무언으로 얻은 넉넉함을 배워 온다
방학이 끝나고 등교하는 자녀의 뒷 모습을 보며
자녀들을 어떻게 대할까 ?
나 만의 생각이 그 곳에 미치고 푸른 잡초에서 나는 풀냄새
들숨 날숨으로 마실때 마다 옆에서 풀벌레는 속삭인다
가을을 재촉하는 신호처럼 그렇게 들린다
앞서가는 곤충의 계절 ! 흐르는 냇물은 손 흔들며 말없이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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