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걸어 본 오솔길
菊亭/최옥순
그 길은
두 사람만 걷는 길입니다
그 길은
똑같이 한쪽을 바라보며 걸어가야 합니다
때론
그 길에서 뒤돌아 서서 딴 길을 가고 싶어도
갈 수가 없는 좁다란 길입니다
오직 한 마음으로
서로 마주 보며 손을 꼭 잡고 걸어가야 하는 길입니다
힘들고 지칠 때
메마른 나뭇가지에 파란 잎이 돋아날 것을 기다림처럼 인내의 길입니다
먼지가 나고 돌멩이에 부딪혀도
너와 네가 어깨동무하며 두 손을 꼭 잡고 가는 길입니다
그 길에서
우린 멋진 삶의 흔적을 땅 위에 커다란 그림으로 남기는 길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