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카시아 꽃
菊亭 최옥순
비스듬히 뻗은 가지 끝에 매달린 하얀 꽃 아래
긴 댕기 머리에 꽃잎 한 잎 머금고 거닐던 언덕에
봄바람 살랑 살랑 부는 날이며 윙윙 소리 내며 찾아든 벌
달콤한 꿀 한잎 머금고 어디론 날아가 작은 입에서 토해 낸 꿀
입안에 사르르 녹아 버린 그윽한 향 내음에 부드러운 눈길로 꽃 반지 끼고
다정히 손잡고 꿈을 먹고 자란 소녀 해 맑은 웃음소리 아득히 날갯짓으로
내게도 봄 앓이에 잠이 오지 않아 산 골짜기 산새 소리 친구 되어 속삭이던 벗
남쪽 하늘 아래 빨갛게 익어가는 앵두 산딸기 익어가는 그 향기에
그리움 안고 달려올 당신이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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