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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시

빈병

빈병

 

菊亭 최옥순

 

 

길 모퉁이에 뒹구는 소리

가만히 쳐다보니 병 하나

 

 괴로움 추억 꾹 눌러 짠 아픔일까

갈바람에 애잔한 고독일까

 

홀로 마신 슬픔일까

기쁨의 함축일까

 

모순의 다리를 건너

 내일로 뛰어오를

위대한 빈병이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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