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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름다운 글

아름다운 가을은 나로 부터 온다

 

아름다운 가을은 나로 부터 온다 

 

 

菊亭 /최옥순

 

 

모악산 골짜기에서 부는 바람

천변 따라 내려와 얼굴을 스쳐 지나간다

산기슭 가을 향기 안고 와 살며시 내 곁에 내려놓고

환한 미소로 머릿결을 날리게 한다 

 

푸른 잡초 위에 빨간 고추잠자리 빙빙 돌며

무섭게 불던 바람에 날려 가지 않고

살금살금 내 곁으로 다가온다

 

반갑다 어디에 있다 왔니!

눈을 마주치자 설렌다  빨갛게 익은 대추처럼

고추 잠자리가 이렇게 반가운 것은 처음이다

강한 태풍이 지난 탓일까 ?

 

참으로 반갑다 어디에 있었을까 ?

손끝으로 부드러운 날개를 잡을 수 있지만

곁에서 그냥  가을을 느끼고 싶다   

부드럽고 소리 없이 다가 온  모습은 나의 발목을 잡는다

살며시 날아와  함께 놀자고 한다

 

가을은 ! 고추잠자리와 코스모스 꽃잎에서

가을을 노래하게 한다

 

아 ! 가을이여

무서운 먹구름은 어디로 갔는지 찾을 수 없고

맑고 고운 햇님은 가을 향기를 풍기고 또 풍겨낸다

 

찬바람이 불면

높은 하늘에 걸린 해님은

따사로우므로 지쳐있는 당신을 위해 햇살은 또다시 기운을 준다  

돌아오는 길목에  뚝 뚝 떨어진 노란 은행 땅 위에 뒹굴고 있다

하나 둘 떨어진  잎새는 가을을 말하고

나 역시 가을을 가슴으로 안아 보고 싶은 가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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